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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커스] 전국택견대회에서 올림픽 택견까지 얼마나 걸릴까?

2036 서울 올림픽 개최된다면 택견이 올림픽 종목으로?

권석무 기자 | 기사입력 2024/10/26 [15:13]

[스포츠 포커스] 전국택견대회에서 올림픽 택견까지 얼마나 걸릴까?

2036 서울 올림픽 개최된다면 택견이 올림픽 종목으로?

권석무 기자 | 입력 : 2024/10/26 [15:13]

▲ 국가대표 택견 시범단원들과 대한택견회 임원들이 '제2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택견대회'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권석무 기자

 

‘이크에크’ 기합 소리가 절로 떠오르는 전통무예 택견이 올림픽 진출을 위한 공식적인 행보를 선언했다. 택견의 올림픽 진출 과연 현실적인 이야기일까? 그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 기자는 충청남도 청양군으로 향했다.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청양군민체육관에서는 ‘제2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택견대회’(이하, 전국택견대회)가 개최되었다.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의 승인으로 대한택견회(회장 이일재)에서 주최 및 주관한 대회였다.

 

양일에 걸쳐 개최된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개인전 194명, 단체전 133명으로 총 327명의 택견꾼들이 출전하면서 대회의 열기를 덮혔다. 개회식에서는 국가대표 택견 시범단이 축하공연을 펼치면서 경기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대한택견회의 국가대표 시범단은 베트남, 인도 등의 해외파견 사업을 통해 해외무대에서도 택견이 공연문화 콘텐츠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낼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이같은 택견의 세계화 의지를 반증하듯, 대한택견회는 지난 15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함께 글로번 택견홍보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택견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의 뒤를 이어서 2036년 서울 올림픽이 유치 및 개최에 성공한다면 개최도시 권한으로 택견을 정식종목에 채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과연 이러한 택견계의 의지가 현실성 있는 이야기일까? 이에 대해 기자는 전국택견대회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바탕으로 택견의 올림픽 진출을 위한 허와 실의 측면을 모두 진단해보고자 한다. 우선 허황되었다는 측면에서 살펴보겠다.

 

첫째, 현재 택견은 국제스포츠연맹(International Sports Federation, IF)이 존재하지 않는다. 태권도의 세계태권도연맹(World Taekwondo, WT), 유도의 국제유도연맹(International Judo Federation, IJF)과 같이 종목의 국제행사를 주최 및 주관하고, 선수와 심판을 관리하는 주체가 부재한 상태다. 물론, 택견의 국제스포츠연맹 설립과 운영이 간단한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태권도와 유도, 무에타이 등과 같은 종목들의 사례를 살펴보았을 때, 이들 국제스포츠연맹 운영을 위한 예산은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고, 종목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를 위한 예산 확보 또한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둘째, 종합경기대회(multi-games) 정식종목 채택 사례가 전무하다. 올림픽을 제외하고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인증하는 종합경기대회는 무궁무진하다. 당장에 아시아경기대회(Asian Games)부터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Asian Indoor and Martial Arts Games), 월드게임즈(World Games), 월드컴뱃게임즈(World Combat Games) 등이 있다. 택견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서는 이들 종합경기대회 정식종목 채택 또한 적극적으로 서둘러야 한다.

 

셋째, 2036년에 서울에서 하계 올림픽 개최될지가 미지수다. 현재까지 2036년도에 하계 올림픽 개최 의향서를 IOC에 전달한 도시는 누산타라(인도네시아), 이스탄불(튀르키예), 아흐메다바드(인도), 산티아고(칠레)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이집트의 신행정수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중국의 청두/충칭, 카타르의 도하,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이탈리아의 피렌체/볼로그나/튜린, 덴마크의 코펜하겐,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캐나다의 토론토/몬트리올 등이 유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의 도시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의 유명 도시들이 유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의 유치 성공 확률이 높다고 낙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IOC를 비롯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의 국제스포츠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난관이 예상된다.

 

▲ '제2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택견대회'의 참가 선수 327명이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석무 기자

 

그렇다면, 실용적인 측면에서 택견의 올림픽 진출 가능성을 살펴보면 어떨까?

 

첫째, 위 세 가지 문제는 어려울 뿐이지,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택견의 국제스포츠연맹(IF), 이른바 세계택견연맹은 설립하면 되고, 종합경기대회 정식종목 채택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된다. 2036년 서울 올림픽 유치 또한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에 부정적 예상을 뒤엎고 유치한 것과 같이 성공하지 말란 법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대한체육회와 대한택견회의 지원 및 활동 의지, 후원 기업 유치, 2036년까지 12년의 전략 수립을 철저하게 기획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택견인들의 하나된 마음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둘째, IOC는 전통놀이의 색채가 뚜렷한 신생 스포츠를 원하고 있다. 올림픽은 서구사회에서 기원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약 130년의 근대 올림픽 역사를 통틀어서 동양에서 기원된 스포츠가 올림픽 무대에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사례는 태권도와 유도가 유일하다. 하지만 IOC는 다가오는 미래 세대로부터 외면당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소통 방식을 올림픽 채널, IOC 청년리더단, 올림픽 e스포츠 경기대회 등의 이름으로 계속해서 도입하고 있지만, 미래 세대가 새로운 기술만을 갈구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들은 발전된 정보통신 기술과 디지털 기기를 바탕으로 이전 세대보다 강화된 지역 문화에 대한 애착심을 보인다.

 

이러한 이유를 바탕으로 택견을 비롯한 전통놀이 기반 신생 스포츠가 올림픽의 미래 먹거리로서 핵심적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셋째, 대한민국에는 태권도가 있다. 50개가 되지 않는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역사적으로 명확하게 종주국으로 인정된 올림픽 스포츠 종목을 가진 사례는 대한민국의 태권도와 일본의 유도가 유일하다. 택견이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바라본다면, 태권도라는 선배 종목은 너무나도 든든한 선례로써 기능한다. 실제로 일본은 유도 이외에도 카라테, 스모, 아이키도, 검도 등의 종목들이 IOC가 주도하는 스포츠어코드 체계에 가맹하여 차기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항시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택견’과 ‘올림픽’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면 선뜻 머릿속에서 매칭되지 않는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다. 전통무예이기에 앞서서 문화유산, 문화재라는 인식이 너무 강한 탓이었을까? 하지만 택견은 엄연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대한민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해당하는 대한체육회 정회원 종목이며,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서 스포츠의 측면 또한 충실하게 갖춰나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종목이다.

 

기자는 NEXT 태권도를 우리 체육계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오고 있다. 씨름, 택견, 기사(騎射), 족구 등 어느 종목이든지 우선 세계화의 첫 걸음을 옮겨야지만 보다 밝은 미래가 그려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택견의 밝은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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